학습된 무기력
책의 초반부에서는 '학습된 무기력'이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얻지 못하는 부정적인 경험이 지속돼 무슨 일을 하든 무의미하고 쓸모없게 느껴져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는 상태. 의욕이 없어서 행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 자포자기해진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끊임없이 질책을 지속해서 받다 보면 ‘못난 자신’을 재현하고자 자신을 ‘못났다’고 믿어버리고 실제로 ‘못난 사람’이 되고 만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학습된 무기력이 미치는 영향은 정신적인 면은 물론이고 신체 건강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면역 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알레르기 질환이나 암 발병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무기력의 원인
무기력 증상을 겪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가짐만 바꾸면 무기력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자신 안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무기력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무기력의 원인은 내 탓이 아니라 자신의 외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 마음이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무기력의 원인이 만능감과 질투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만능감이란 ‘무엇이든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만능감을 느낀다는 것은 그만큼 욕심이 있음을 뜻하며 욕심을 채우지 못했을 때 상실감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
만능감이 강한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경험할 상실감과 죄책감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착 실천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러한 갈등이 무기력증을 낳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질투’는 열등감에서 비롯되는 감정으로, 열등감에 빠지면 자신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투 대상을 헐뜯거나 끌어내림으로써 자신의 결핍을 채우려고 한다.
책에서는 타인으로부터 질투가 담긴 공격을 받으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채 마음속에 정체되면 무기력증이 발현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상적인 글귀
질투 공격을 받는 사람에게만 버그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질투하는 마음이 당사자 자신에게 버그가 되어 의욕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 당사자가 ‘나는 그 사람을 질투하고 있군’이라고 자각할 수 있다면 버그는 서서히 제거된다. …(중략)…
놀고 있는 아이에게 부모가 “얼른 숙제부터 해.”라고 재촉했는데도 아이가 미적대기만 하고 숙제를 하지 않아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깨닫기는 힘들지만 질투하고 있는 쪽은 부모다.
‘나는 일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왜 아이는 자유롭게 놀고 있는 거야? 불공평해’라는 형태로 부모가 아이에게 질투를 느껴 아이에게 질투의 전기충격이 가해지는 것이다.
자신보다 아랫사람인 아이가 자유를 누리는 것을 질투하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전기충격을 받음으로써 무기력해지고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공부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성실할수록 이러한 현상은 자주 일어난다.
왜 긴장감이 높은 가정일수록 아이가 의욕이 없고 결과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게 될까?
그것은 부모의 질투 발작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자유롭지 못하고 성실하면, 비교적 자유로운 존재인 아이는 부모의 질투를 받게 된다.
그래서 부모의 질투 공격을 받은 아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부모가 ‘아, 나는 지금 아이에게 질투하고 있구나’라고 자각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이에 대한 질투 감정이 부모 자신 안에 있다고 자각한다면, 아이에게 “숙제해”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이 그런 말을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질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질투하게 되고 그래서 아이를 꾸짖으려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 사실을 깨달으면 “숙제해”라는 말 자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질투의 전기충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는 부모가 말하기 전에 스스로 숙제를 할지도 모른다.
부모가 공부 안 하는 자식을 혼내는 이유가 질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인상적이다.
자유가 없는 억압적인 상황에서 자식을 바라볼 때 본인의 상황에 근거해 자식을 질투하게 된다는 해석이 새롭게 느껴졌다.
인간은 은연 중에 본인보다 나은 무언가에 대해 질투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질투는 다른 형태의 감정으로도 표출되는 것 같다.
추천
저자는 무기력증에 의해 나타나는 ‘버그’를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의욕상실 극복 중입니다’는 무기력증으로 인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무기력함의 원인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책의 내용을 통해 도움을 받길 바라본다.